갑자기 알바스케줄이 바뀌어서 오키나와에 다녀왔습니다.
올해 초에 첫 해외여행으로 일본 오사카에 다녀온 이후 두 번째 일본 방문입니다.
현지에 사는 군대 동기가 있는데, 오랜만에 만날 생각에 신났습니다.

국제선은 티웨이 타지 말라고 하던데 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.
장마라서 그런지 구름이 많았는데 난기류 덕분에 놀이기구 타는 것 같았습니다.

착륙하기 직전 시점 바다색 무슨일인가요
마치 청산가리를 물에 용해시킨 듯 합니다.

나하공항에서 모노레일 타고 20분 정도 가면 국제거리가 나옵니다.
공항 밖으로 딱 나왔을 때 느낌이 날씨가 좀 이상했습니다.
인간이 생존 가능한 날씨가 맞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.

성진이 만나서 첫 끼는 오키나와 소바를 먹었습니다.
우동면+라멘국물+고기의 조합은 무역으로 경제적 호황을 누리던 류큐왕국 사람들의 정과 손맛이 느껴집니다.

국제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5분에 하나씩 마주칠 수 있는 블루씰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 해줬습니다.
차가 없이는 딱히 갈 곳이 없어서 무작정 걷다가 들어간 빙수집. 팥이 뭉개지지 않고 알맹이가 살아있는 게 아주 맛도리였습니다.
토핑을 따로 줘서 좋았고 삽가락이 시선강탈을 계속 시도하여 절도의 욕망이 솟구쳤습니다.
얘는 빵인 줄 알았는데 그냥 쌀과자 맛입니다.
야생동물이 출현했습니다.

우리나라로 치면 포장마차거리 느낌의 술집 거리인데 너무 덥고 자리도 없어서 빠르게 포기하였습니다.
좋못사 감성 모르면 나가라

찜통 속에서 몇 시간 동안 걷다가 목말라서 원샷을 조져버렸습니다.
오키나와는 오리온맥주가 유명하다고 합니다.
저 가게에 생맥주를 안 팔고 병맥주만 팔아서 어쩔수없이 먹어봤는데 인생 살면서 가장 맛있고 시원한 맥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.
2일차 아침 날씨에 한 번 더 놀랐습니다.
머리카락이 안녹아내리는 것이 기적이나 다름없습니다.

일본 편의점은 맛있는 게 너무 많습니다.
성진이 만나기 전 숙소에서 간단한 식사를 때웠습니다.
오후의홍차 밀크티 강력 추천합니다.
스투시 오픈런 했지만 건진 게 없습니다.
떡볶이 국물 튀기고 싶은 색상입니다.

제수씨가 차가 있어서 덕분에 편하게 오키나와 관광했습니다.
첫 번째 코스는 수산시장에서 초밥을 먹었는데 진짜 물가가 말도 안 되게 저렴합니다. 저거 1팩에 만 원도 안 하는데 회가 진짜 크고 통통하고 양도 많아 저의 피하지방에서 활발한 세포분열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.
맨 오른쪽은 잿방어 초밥인데 겨울에 먹는 대방어보다 기름기는 없지만 꽤 훌륭한 맛이었습니다.

어딘지 기억이 잘 안나지만 잔디밭에 하트가 있습니다.

바다 구경 하는 척 하면서 바나나 나무를 열심히 찾아봅니다.

어디로든 문 개방하지 못하도록 끈으로 묶여있습니다.

저도 만들 수 있을거같은 포크타마고 오니기리와 주스 한잔으로 이번에는 내장지방 세포분열을 촉진합니다.

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며 눈을 찡그립니다.

해가 완전히 질 때쯤 아메리칸빌리지에 도착했습니다.

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네

안녕하십니까. 처음뵙겠습니다.

근처에 미군기지가 있어서 이국적인 느낌이 강한 지역입니다.

다시 국제거리로 돌아와서 하루 종일 고생한 성진이랑 제수씨랑 저녁식사 겸 술자리를 대접했습니다.

제주도에 흑돼지가 있다면 오키나와에는 "아구"가 있습니다.
맛은 그냥 돼지고기맛입니다.

얘는 아까 수산시장에서 본 이상한 파란색 열대어 회입니다.
이름은 패럿피쉬라고 합니다. 맛도 없고 한 접시에 3점이라는 충격적인 가성비에 다시는 시켜먹지 않을 것입니다.
그리고 일본 가면 무조건 유자사케를 구매하시길 기원합니다.

2차는 노래방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.
일본어 자막을 빠르게 읽는 능력을 터득해보겠습니다.

마지막 날 아침식사는 햄버거입니다.
아이스크림 올려져 있는 루트비어가 독특하고 맛있었습니다.

지나가는 관광객 10명 중 3명은 저 옷을 입고 있습니다.

돈키호테를 정복하고 축배를 듭니다.

위탁수화물이 너무 일찍 마감해서 어리바리 타다가 출발 3분 전에 겨우 비행기를 타고 저는 마지막 손님이 되었습니다.
솔직히 비행기 놓치고 그냥 하루 더 있다 가고 싶었지만 눈치없는 항공사 직원이 저를 구조해주었습니다.
오키나와 날씨는 차원이 다른 더위였습니다. 습식 사우나에서 모닥불을 쬐는 느낌입니다.
이상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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